항목 ID | GC027C01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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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 3구 상덕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보은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를 구성하는 마을 중 상덕마을은 단연 화합이 잘 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2009년을 마무리하는 대동계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상덕노인회관으로 찾아가 보았다. 지숙현 할머니가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다지는 대동계와 연반계에 대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지숙현 할머니 남편인 이상일 할아버지도 옆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상덕마을의 대동계]
상덕마을에서는 이상일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대동계가 운영되고 있었다고 한다.
“대동계는 음력 설 명절을 지내고 보름 명절 사이에 길일을 택해서 마을 이장을 중심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마당이 넓고 부자로 잘 사는 집에 모두 모여서, 지난 1년 동안 마을의 운영 실태를 회고와 반성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상덕마을 대동계는 보통 12월 말경 날짜를 택하여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인다. 이날은 특히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마을의 1년 대소사를 점검하고 내년 일정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나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 중에서 효행이 특출하거나 장한 일을 한 행적이 있으면 서로 칭찬도 하고 상도 주어서 마을의 표상으로 삼기도 하는 등, 대동계는 지금도 마을의 가장 큰 행사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동계 윷놀이와 줄다리기]
대동계가 있는 날 상덕마을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로 편을 나누어 윷놀이와 줄다리기를 하는 전통이 있다고 이상일 할아버지가 알려 주었다.
“대동계가 있는 날은 음식과 술을 푸짐하게 장만하고 큰 돼지도 잡아서 나누어 먹으면서 남자 편 여자 편 나누어서 놉니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여자 편으로 갈라서 낮에는 윷놀이를 하고 밤이면 줄다리기 하는 등 온 마을이 하루 종일 잔칫날이었습니다. 윷놀이나 줄다리기에서 남자 편이 이기면 흉년이 들고 온 마을이 시끄럽고 편지 않은 반면 여자 편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1년 내내 무병하고 화평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윷놀이나 줄다리기를 할 때는 거의 대부분 여자 편이 이겼는데, 간혹 남자들이 재미있으라고 억지도 쓰고 반칙도 했다고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어른들이 항상 먼저 먹고, 아이들은 멍석자리 제일 끝에서 먹는다. 이를 통해서도 상덕마을에서는 늘 어른들을 존경하고 장유유서가 분명한 생활을 권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재미와 함께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상덕의 연반계]
이상일 할아버지와 지숙현 할머니는 연반계에 대해서도 알려 주었다. 연반계는 같은 마을에 사는, 연령이 비슷한 남자들이 조직해서 운영하는 계로서 위친계라고도 불린다. 곗날이면 돼지도 잡고 술도 빚고 음식도 많이 장만해서 어른들을 모셔서 먼저 드시도록 권하고, 아이들은 맨 나중에 먹도록 하는 위계질서가 분명한 효행의 날이기도 하단다.
마을에 혼대사가 있을 때는 연반계원은 물론 계원 가족을 비롯해서 온 마을 사람이 대사가 있는 집에 모여서 혼수바느질하기, 음식 장만하기 등 일손을 나누어 서로 돕고 협력을 한다고. 마찬가지도 애사가 있을 때도 음식 만들기와 부서 돌리기, 산역하기, 상여메기는 기본이고, 이웃집에서 팥죽도 쑤어 가고 술도 빚어 가는 등 온 마을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근래에 와서는 옛날 같지는 않아도 젊은이들이 추석이나 설 명절이면 고향에 와서 계원 간에 음식도 나누고 친목도 다지는가 하면 노인정에 성금도 표한다고 한다. 또한 애경사가 있을 때는 바쁜 일손을 멈추고 고향으로 와서 서로 돕고 협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두 어른은 밝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