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B03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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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시장마을 572-16번지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송수연 |
술을 팔아서 술을 개발한다는 이규행 씨는 새로운 약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처방은 한의사가 하지만 쓴 약재들을 하나하나 씹으며 배합과 발효 방법 등을 연구하는 일은 이규행 씨의 몫이었다. 세왕주조의 약주는 다른 약주처럼 엑기스를 첨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천년주’라고 한다.
[몸을 생각하여 만드는 약주]
언제나 소비자들의 입맛과 건강을 생각한다는 세왕주조는 현재 여러 가지 술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 공장은 할아버님 때부터 막걸리하고 약주를 만든 겁니다. 종류상 약주라고 하죠. 막걸리는 탁주라고 하고, 덕산약주 하면 충청북도에 계신 분들은 많이 아실 거예요. 지금도 그 약주의 명맥을 이어서 용기만 조금 변형해서 몇 가지 제품을 만들었어요. 국가에서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약주는 아무것도 가미를 안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1980년대 초중반부터 한약재나 첨가물을 첨가를 해도 된다고 개정이 되어서 천년주라는 술을 만들게 되었죠. 거기는 열두 가지 한약재가 들어가는데 성인들한테 몸에 좋은, 당뇨가 있으신 분들도 혈당이 떨어지는 성분들이 들어 있어요. 몸에 굉장히 이로운 한약재들만 집어넣어서 맛을 연구하는 데 아주 애먹었어요. 한약 냄새가 너무 나도 안 되니까요. 또 구기자동동주, 말 그대로 구기자하고 오미자하고 그런 감초 성분들이 들어갔고요.”
이 천년주 말고도 천마활보주라고 하여 진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마와 나머지 18가지 한약재가 들어가는 술이 있다. 성인들에게 좋은 자양 강장 약재가 들어가는데 그 술이 어디에 좋으냐고 물으니, 약장사는 아니지만 신장과 간에 열이 많이 오르는 것을 좀 낮춰 줘서 중화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고 소개한다. 신장 기능을 좋게 하는 술인 것이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 조금씩 드시면 아주 좋다고 한다.
[몽그랑, 흑비를 탄생하게 한 보석 같은 흑미]
세왕주조에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진천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검정쌀로 2007년에 개발한 약주인 몽그랑이다. 조그만 병에 담기는 것은 흑비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그 흑미가 정말 신기한 쌀이라는 것이다. 몽그랑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느냐고 하니 지역명인 덕산을 풀이하자면 ‘위대한 산’이라고 해서 그랜드 마운틴이 된다. 불어로 하게 되면 마운틴 그랜드인데 그것이 몽그랑으로 읽힌다고 한다. 와인은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에 그 지역 이름을 많이 쓴다고 하여 몽그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또 작은 병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여 흑비라고 지었으며 검정쌀막걸리도 있다고 한다.
검정쌀막걸리는 무슨 색일까? 검정색이 절대 아니다. 분홍색이다. 검정쌀의 근본색이 검정색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붉은 색이 근본 색인데 그것을 가공해서 만들면 분홍색이 된다는 것이다.
그 색깔 성분이 안토시아닌인데 흑미에는 포도에도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색소의 한 5~7배정도 많이 들어 있다. 흑미도 또한 여러 품종이 있는데 그 중 안토시아닌 색소가 많이 함유된 품종을 사용하여, 그것으로 술을 만들면 거의 90프로 이상의 사람들이 포도 와인인 줄 알게 된다.
검정쌀 자체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맛이나 향이 되게 독특하다고 한다. 또 영양 성분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지역의 특산품으로 만들어 나오게 되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세왕주조 두 내외는 자신들이 지역 쌀의 고정적인 구입처가 되어 가공을 해서 제품을 만들어 팔게 되면 농가 수입도 좋아져서 농공 상생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왕주조에서는 흑미로 흑비와 몽그랑, 검정쌀 막걸리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흑미는 보통 쌀하고 달리 현미 상태이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면 흑미의 효능이 없어지므로 술 만드는 데 애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보통 일반 약주나 막걸리는 분쇄를 해서 가루를 술밥을 찧어서 하기도 하는데 얘는 그 성분이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현미 상태로 우리가 지에밥을 찧어서 술을 만들어요. 그 쌀을 현미로 하면 그 성분이 고스란히 남게 되니까, 그래서 한 반년 가까이 고생을 하게 되었어요. 맛과 향이 좋으니까 반응들이 아주 좋아요.”
[개발도 하지만 지금 있는 자식들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현재 개발을 하고 있는 술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이규행 씨는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였다. 개발은 해 놓고 있고 항상 몇 가지씩은 있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발효주가 20도 이상 넘을 수가 없다고 모두 그렇게 알고 있지만 이규행 씨는 20도가 넘는 발효주를 2~3년 전에 개발을 했다. 제품으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자본이 많이 들고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일반 소비자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 개발한 20도가 넘는 술은 이제 확실히 세계적인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아내 송향주 씨가 말을 거들었다.
“제가 옆에서 조금 브레이크를 걸어요. 2~3년 뒤에 출시를 하자고요. 11년째 술을 만들고 팔면서 우리 사장님이 이곳에 내려와서 밥 짓는 것부터 기초를 다 배웠거든요. 그래서 세월이 지나다 보니까 기초만 튼튼하면 그 다음부터 신제품이 나오는 것은 조금씩 응용을 해서 하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해마다 한 가지, 어떤 때는 두 가지씩 냈어요. 근데 제품이 하나 출시가 되려면 용기, 라벨, 박스 그런 기본 투자비가 들어요.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홍보 기간이 1년 정도 걸려야 되는데 우리는 만날 빡빡한 재정 속에서 신제품이 매년 나오다 보니까 하나를 알리다 보면 또 새 제품이 나오고 하니까 아주 힘들더라고요. 개발을 많이 해서 가짓수도 많아지잖아요. 그런데 정말 다 제 자식 같거든요. 없어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일단 나온 우리 자식들에 충실하자고 하고 있어요.
늘 세계적인 명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두 내외였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