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A02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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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구산동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윤정아 |
[거북바위 입을 지켜라!]
구곡리에서 남쪽으로 2㎞ 떨어진 곳에 있는 평산리 통산마을과 구곡리 사이에 있는 고개마루에는 거북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고 한다. 평산리와 구곡리는 다 같이 상산임씨 세거지인데, 옛날부터 사람들은 이 거북바위 입이 구산동마을 쪽으로 가면 구산동마을이 부자가 되고 평산리 쪽으로 가면 그 동네가 부자가 된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따라서 두 마을에서는 서로 상대 마을 몰래 거북바위 입을 자기 동네 쪽으로 돌려놓았다고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늘까지 전해 오고 있다.
[거북이가 물을 먹으러 내려오는 형상]
구산동마을 사람들은 구산동이란 마을 이름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구산동이란 이름에는 여러 가지 유래가 전해 오고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상산임씨 조상 중 한 분의 묏자리가 거북 형상이어서 마을 이름을 구산동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거북이처럼 생긴 앞산이 마을을 지킨다고 해서 구산동이라 불러 왔다고도 한다.
그러나 가장 신빙성 있는 얘기는, 마을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만날 수 있는 거북 모양의 동산 때문에 마을 이름이 구산동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중리마을과 내구마을의 중간쯤 마을 뒤편 산으로부터 거북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는 듯한 산의 형상이 누가 봐도 거북과 흡사하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거북산의 형상이 거북이 마을로 물을 먹으러 내려오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거북이가 물을 먹는 형상이라면, 어딘가 거북이 먹을 만한 물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중리마을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할아버지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고 거북이 물을 먹는 형국이라고 말하는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중리마을 지킴이 임준호 할아버지가. 거북의 몸과 머리, 그리고 현재는 볼 수 없지만 거북이의 머리가 닿았던 곳에 샘이 있었다는 자세한 이야기를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르치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저 산이 거북산이여. 거북이 머리랑 몸 형상이 보이지? 거북이가 목을 쭉 내밀고 물을 먹으려고 하는 형상이라는 말이지. 옛날에는 이 거북이 머리가 닿는 부분에 둠벙[샘]이 있었어. 거북이가 내려와서 물 먹는 형국이 있으니까. 동네를 거북 구자를 넣어서, 산이 거북이 같다고 해서 구산동이여, 거북 구자, 뫼 산자, 마을 동자, 그래 구산동이라고 옛날에 이름을 지어 논겨.”
그러면서 임준호 할아버지는, 현재는 샘이 있던 자리를 메우고 집이 들어서는 바람에 거북이 물을 먹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말 끝에, 그렇다면 혹시 샘을 메우고 나서 마을에 화가 닥친 일은 없었는지 물어 보았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항상 마을 사람들이 정겹게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게 거북산이 마을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임준호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구산동마을 사람들은 거북산이 마을 중간에 떡 버티고 앉아서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다고 믿기에 항상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