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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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나마리잡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전재원 |
[정의]
충청북도 진천 지역에서 여름철에 잠자리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
[개설]
잠자리잡기는 여름철에 어린이들이 맨손 또는 잠자리채를 이용하여 잠자리를 잡는 놀이이다. 이를 ‘나마리잡기’라고도 일컫는다. 초여름에는 개울가나 도랑가에 작은 잠자리가 모이는데 암놈은 노랑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고, 수놈은 회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다. 암놈은 ‘쌀나마리’[잠자리의 사투리], 수놈은 ‘똥나마리’라고 한다. 암놈을 잡아 수놈을 홀릴 때는 “나마리 동동, 파리 동동, 멀리 멀리 가며는 똥물 먹고 죽는다.”는 노래를 반복하여 부르며 수컷이 날아다니는 앞에 암컷을 돌린다.
수잠자리를 잡으면 아우나 누이동생의 손가락 사이에 잠자리 날개를 접어 넣어주고, 잠자리 잡기가 끝나면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잠자리 꼬리의 끝 부분을 끊어 버리고 남아 있는 꼬리 부분에 보릿짚이나 밀짚을 꼬여 날려 보내기도 하는데, 이것을 ‘잠자리 시집보내기’ 또는 ‘잠자리 귀양보내기’라고 한다. 잠자리를 많이 잡으면 머리와 꼬리를 떼고 모닥불이나 화롯불에 구워 먹기도 하였다.
[연원]
대부분의 전래 놀이가 그러하듯이 잠자리잡기 역시 그 유래를 알 수 없으나, 놀이 기구가 풍족치 못했던 옛날 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한 놀이의 일종으로 전해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놀이방법]
잠자리를 잡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여름이 깊어지면 몸이 작은 잠자리는 사라지고 몸이 큰 잠자리가 많이 나온다. 저수지나 큰 연못에 모이며 노란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는 잠자리는 ‘장수잠자리’ 또는 ‘바이’라 하고, 늪이나 연못·논 등 습지에 모이며 보호색을 가진 잠자리는 ‘말잠자리’라고 한다. 장수잠자리인 바이는 수놈은 녹색에 꼬리의 굵은 부분은 하늘색을 띠고 있으며, 암놈은 녹색에 노란색이 짙게 깔려 있다. 수놈은 쉬지 않고 볏논이나 연못가를 날면서 암놈을 찾고 있으므로 잡기가 어렵지만 암수가 붙게 되면 암놈의 산란을 위하여 수초 위에 앉게 되므로 쉽게 잡을 수가 있다.
장수잠자리인 바이는 암수의 구별을 쉽게 하기 때문에 수놈을 가지고 수놈을 홀리기 위해서는 수놈의 하늘색 부위에 호박꽃의 수술을 문질러 암놈처럼 노랗게 물들인 다음 수놈을 홀리면 수놈은 암놈인 줄 알고 덤벼든다. 이 때 수놈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바이를 홀릴 때는 잠자리와 같이 암놈의 발을 묶어 돌리면서 “바이 바이, 바이 야바, 보바베 오나지나, 청살 피는 몰라보고, 호박꽃만 따라 다닌다.”라는 노래를 반복하면 시력이 밝은 수놈이 멀리서도 날아와 붙는다. 잠자리의 암컷에는 날개의 빛이 누렇고 꼬리가 노리끼리한 놈이 있으니 이것을 ‘오나지’라 하고, 꼬리 부분에 연녹색을 띄는 것을 ‘청살피’라고 한다.
또 잠자리 꽃으로 잠자리를 잡는 방법도 있다. ‘잠자리 꽃’[망초대의 일종으로 언덕에 피는 흰 꽃]이란 꽃을 꺾어 잠자리가 앉아 있는 앞쪽에서 꽃을 돌리면 머리를 굴리던 잠자리가 꽃에 달라붙는데 이때 잡는다. 또 잠자리 앞에 잠자리 꽃 대신 손가락을 돌린 다음 손으로 움켜잡기도 한다. 그리고 철사를 둥글게 구부려 장대나 대나무에 댄 다음 둥글게 구부린 부분에 거미줄을 걸어 잠자리채를 만들기도 하고, 댑싸리나 빗자루로 잡기도 한다.
[현황]
장난감이 귀하던 옛날에는 방학이 되면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웅덩이나 연못에 모여 잠자리를 잡았다. 잡은 잠자리는 실로 묶어 공중에 날리면서 즐겼다. 그러나 이 놀이도 시대의 흐름에 쫓겨 차츰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은 옛날처럼 잠자리를 잡는 모습은 볼 수 없고 잠자리채[포충망]을 이용하여 잡는데, 이것도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모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