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5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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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地官- |
영어의미역 | Story of An Unknown Geomancer |
이칭/별칭 | 「어느 지관의 이야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가산리 가암마을 |
집필자 | 박명순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가산리 가암마을에서 지관과 명당에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어느 지관 이야기」는 하신 부락에 머물고 있는 지관과 부모님의 묏자리로 명당을 찾는 젊은이의 욕심이 만들어낸 마을 사람들의 흥망에 관한 풍수담이다. 「어느 지관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채록/수집상황]
1994년 진천군지편찬위원회에서 편찬한 『진천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아주 먼 옛날 하신 부락 주막에 어느 지관이 머물고 있었는데 같은 방에서 머무는 젊은이가 정성껏 싼 하얀 보자기를 끌어안고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지관이 이상해서 그 연유를 물으니 부모님의 유골을 모시고 있는데 좋은 묏자리를 찾기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답하였다. 이 말에 그 지관은 자기가 지관이니 내일 명당자리를 찾으러 같이 가자고 안심을 시키고 잠을 이루었다.
이튿날 지관과 젊은이는 마을 둘레의 산을 살피며 이리저리 명당을 찾았다. 한나절이 다 되어 마을 앞산에 도착했을 때 지관이 별안간 놀라며 명당자리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지관이 자네가 이 자리에 묘를 쓰면 3대에 걸쳐 정승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이 마을이 망한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나 젊은이는 자기 욕심에 차서 지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밤에 산에 몰래 올라가 땅을 파기 시작하였다. 땅을 열심히 파는데 얼굴에 무엇이 튀어서 손으로 만져 보니 피가 분명하였다. 놀란 젊은이는 얼른 부모님의 유골을 그곳에 묻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랴부랴 돌아왔다.
그들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먹장 같은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고 소나기가 퍼붓더니 이번에는 콩알만한 우박으로 변해 천둥과 함께 온 천지를 뒤집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연유를 몰라서 갈팡질팡할 때, 마을의 연로한 노인이 점쟁이를 불러 연유를 물었다. 대통을 흔들어대던 점쟁이가 하는 말이 어떤 놈이 용의 허리를 파헤쳐 용이 노해 천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쟁이와 마을 사람들이 마을 앞산 구비에 가서 여기저기 찾아 헤매고 있는데 뻘건 흙이 둥그렇게 덮여 있는 곳이 눈에 보였다. 사람들이 땅을 파헤치니 온통 피가 물들어 있고 두 개의 유골이 나오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유골을 팽개치고 흙을 덮어 떼를 입혀 주었더니 소나기와 우박이 언제 내렸냐는 듯 뚝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개이면서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소문에 의하면 이 명당을 잡아준 그 지관은 이름 모를 병으로 앓다가 죽었고, 이곳에 묘를 썼던 그 젊은이도 패가망신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 마을 앞산에 있다는 명당자리를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나 마을 사람들이 완강히 반대하여 그냥 돌아간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어느 지관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허욕으로 어긴 명당의 금기’, ‘명당을 지킨 마을 사람’ 등이다. 명당이라고 하는 개념은 우리나라에 많이 전해져 있는 풍수지리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곳에 집을 짓거나 묏자리를 쓰게 되면 후세들이 건강하고 평안하게 지낸다거나 성공을 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풍수전설은 전국 곳곳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명당은 그에 따른 금기를 어기거나 비밀을 지키지 않을 경우, 악을 행한 경우, 더 좋은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서 이장하는 경우에 파손되어 명당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젊은이의 허욕으로 명당이 파손되었으니 마을 사람들이 이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 지관 이야기」는 자신을 위해서라면 마을 사람들이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욕심이 불러온 화를 마을 사람들이 대신 받게 되는 모습과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풍수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