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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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모찌기 노래」,「모찌는 노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구산리|문백면 계산리 |
집필자 | 서영숙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구산리와 문백면 계산리에서 모를 찌며 부르는 노래.
[개설]
「모찌는 소리」는 덕산읍과 문백면 일대에서 모를 심기 전 모판에 있는 모를 뽑아 모를 심기 좋게 단으로 묶으면서 부르는 농업노동요이다. 이를 「모찌기 노래」, 「모찌는 노래」 등이라고도 한다. 한 사람이 앞소리를 하면 여러 사람이 뒷소리를 받는 ‘뭉치세 정치세’류의 노래를 부른다.
[채록/수집상황]
1994년 진천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진천군지』에 2편이 실려 있다. 이는 서영숙[한남대 교수]이 1993년 10월 29일 덕산읍 구산리로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주광식[남, 61] 외 2명, 유영악[남, 59] 외 2명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또한 1995년 문화방송에서 간행한 『한국민요대전』-충북편에 1편이 실려 있다. 이는 1993년 12월 23일 문백면 계산리로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정후택[남, 58] 외 여러 명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구성 및 형식]
덕산읍과 문백면의 「모찌는 소리」는 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여러 사람이 후렴을 뒷소리로 받는 선후창 형식으로 부른다. 둘 다 “뭉치세 정치세”류의 후렴을 부르는데, 후렴의 형태에 약간 차이가 있다. 덕산읍에서는 “뭉치세 뭉치세 여기어 이모판 뭉치세”라고 후렴을 받으며, 문백면에서는 “뭉치세 제치세 에루화 못자리 뭉치세”라고 후렴을 받는다. 둘 다 4분박으로 이루어진 느린 굿거리장단으로 부르며, 사설 역시 1행이 4음보로 이루어진 정형적 양식을 보인다.
[내용]
진천군의 「모찌는 소리」의 후렴은 모를 묶어내는 양상을 그대로 사설로 나타내 “뭉치세”라고 표현함으로써 일하는 사람들이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기능을 한다. 작업이 비교적 단순하고 빨리 이루어지기 때문에 앞소리 사설 역시 복잡하지 않고 짧게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농사일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거나 자연의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일의 고단함을 잊고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사된 진천군의 「모찌는 소리」 사설을 차례로 들면 다음과 같다. 뒷소리는 〈후〉로 표기한다.
1. 주광식 등의 사설
뭉치세 뭉치세 여기어 이모판 뭉치세 〈후〉/ 뭉치세 뭉치세 어이어 이모판 뭉치세 〈후〉/ 어이오호[고음으로 짧게 소리를 내지르자 청중 웃음] 뭉치세 뭉치세 어기어 이모판 다뭉치세 〈후〉.
2. 유영악 등의 사설
뭉치세 뭉치세 여기어 이모판 뭉치세 〈후〉/ 여러 농민네 이내말씀 들어보세 〈후〉/ 뭉치세 뭉치세 어기어 이모판 뭉쳐주게 〈후〉/ 사자사자 밝은사자 일식 둥근해가 해가지네 〈후〉/ 뭉쳐주게 뭉쳐주게 이모판을 뭉쳐주게 〈후〉.
3. 정후택 등의 사설
뭉치세 제치세 이모자리를 뭉쳐주오 〈후〉/ 어화 여보 농부님들 힘이 날 때 뭉쳐주오 〈후〉/ 천하근본 이농사를 한춤두춤 뭉쳐주오 〈후〉/ 농천하지대본이라 이농사가 제일일세 〈후〉/ 한통종자 싹이틔여 만백성에 양식이니 〈후〉/ 천하태평 좋다한들 이못자리만 하겠는가 〈후〉/ 오곡백곡이 많다한들 쌀농사만은 못하리라 〈후〉/ 뭉치세 뭉쳐주오 이못자리를 뭉쳐주오 〈후〉.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한 해의 논농사는 4월경에 논의 한 부분에다 볍씨를 뿌려서 못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6월경에 모판에서 일정하게 자란 모를 뽑아서 넓은 논으로 옮겨 심게 되는데, 모를 뽑을 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모찌는 소리」이다. 모찌기는 대개 이른 아침 모판으로 나가 그날 심을 모를 두어 시간쯤 뽑아내는 작업이다. 「모찌는 소리」는 「모심기 소리」나 「논매기 소리」 못지않게 지역적인 특성이 뚜렷하다. 진천군 덕산읍의 「모찌는 소리」는 “뭉치세 정치세”류를 부르는데, 이는 진천군 문백면 일대, 청원군 일대, 충남의 연기군, 천안시 일부와 한 권역을 이룬다.
[현황]
논농사가 기계화되어 손으로 모를 심지 않게 되면서 현재는 「모찌는 소리」를 거의 부르지 않는다. 단,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농요가 2003년 시도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진천군 덕산읍과 문백면 일대의 「모찌는 소리」는 가락이 느리고 유장하면서도 힘이 있다. 사설 또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농사일을 가장 소중한 일로 여기고 힘을 내어 일을 할 수 있도록 긍지를 갖게 해주는 긍정적인 사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톨종자 싹이틔여 만백성에 양식이니/ 천하태평 좋다한들 이못자리만 하겠는가”[『한국민요대전』-충북편 「모찌는 소리」]하는 사설은 모를 찌는 바로 이 현장이 만백성을 배불리 하는 천하태평의 연원지임을 선포하고 있다. 농업이 점차 줄어들고 경시되어 가고 있는 요즈음 쌀과 농사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겼던 농부의 의지와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래 사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