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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 먹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01374
한자 五穀-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전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풍속
의례시기/일시 음력 정월 열 나흗날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에서 음력 정월 열 나흗날에 먹는 절식 풍습.

[개설]

오곡밥 먹기는 음력 1월 14일에 보통 때보다 이른 오후 3시경쯤 저녁을 오곡밥으로 장만하는 풍속이다. 오곡밥은 쌀·보리·조·콩·팥[기장] 등 5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고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또한 이 날에는 묵은 나물을 삶아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쳐 복쌈으로 먹기도 한다.

복쌈은 김이나 마른 취에 밥을 싸서 먹는 것을 말한다. 나물은 취·호박고지·고비·고사리·도라지·가지·시래기 등을 가을에 말려 두었다가 볶아서 먹거나 밥을 싸서 먹었다. 김을 구워서 싸거나 들깻잎을 절여 두었다 싸서 먹기도 한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가리를 쌓듯이 쌓아서 성주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있다고 한다. 때로는 복쌈 쌓듯이 돌을 노적처럼 마당에 쌓아 놓고 풍년을 기원하기도 한다. 이밖에 수명이 길다 해서 국수를 먹기도 하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말려 놓은 나물을 삶아 먹는 등의 풍속이 있다.

[연원 및 변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의하면 488년(신라 소지왕 10) 정월 보름날 왕이 경주 남산에 거동하셨을 때 까마귀 떼로부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는 글을 전해 받고는 미리 환궁하여 역모를 꾀하는 신하들을 처단하였다. 까마귀 덕분에 역모를 꾀하던 무리들을 미리 처치할 수 있었다 하여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검은색을 띤 약밥을 지어 제를 지내며, 까마귀에게 먹이로도 주었다고 한다.

약밥과 달리 오곡밥은 그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약밥이 물자와 솜씨를 많이 요하므로 일반 서민층까지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운 관계로 서민적인 오곡밥으로 변천된 듯하다. 복쌈은 대보름의 아침에 먹는 것으로 농사가 주를 이루던 농경사회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먹었다고 전해지나 뚜렷한 기원은 알 수 없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오곡밥은 먼저 콩을 물에 담가 불리고 팥은 삶아 건지며, 찰수수[또는 기장]와 차조·찹쌀을 씻어 일어 놓는다. 찹쌀·팥·콩·찰수수 등을 고루 섞고 받아 놓은 팥물에 맹물을 보태어 보통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을 적게 잡아 소금을 물에 섞어 밥을 짓는다. 밥이 끓어오르면 좁쌀을 얹고 불을 줄여서 뜸을 천천히 들여 오곡밥을 짓는다. 온갖 나물을 삶아 무치고 또 나물을 통김에 가득 싸서 먹기도 하며 우거지 국을 끓여 가까운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진천 지역에서는 정월 열 나흗날에 보통 때보다 일찍 저녁을 장만하여 먹는데, 구할 수 있는 곡식의 형편에 따라 삼곡(三穀)을 넣기도 하였다. 또한 나물을 통김에 가득 싸서 먹곤 하였는데, 이것은 풍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김 한 장은 벼 한 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른 봄이라 야채를 구하기 어려워 묵은 나물들을 이용해 나물을 하였으며 나물에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다. 그 까닭은 옛날 여름에 많던 살 쐐기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또는 나물에 고춧가루를 쓰면 피부병에 걸린다고 하여 쓰지 않았다고도 한다. 오늘날도 정월이 되면 각 집의 형편과 특색에 맞게 오곡밥을 지어 먹고 나물에 쌈을 싸서 먹기는 하지만 복쌈의 의미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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