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7개 도의 군현을 방안에 그린 전국 지도책에 수록된 세종 지역의 지도.

[개설]

『조선지도』는 조선시대 군국기무를 관장한 비변사에서 사용하던 전국 군현 지도책으로 전국의 모든 고을을 동일한 축척과 표현 양식을 사용하였다. 산지는 ∧표시를 중첩하여 그리고, 그 위에 청록색으로 채색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하천은 겹선으로 표현되었으며, 규모에 따라 폭을 달리하면서 본류와 지류를 구분하였다. 바다는 하천과 동일하게 연한 청색으로 묘사되었다.

지도에 표현된 고을의 크기는 실제 면적 비율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지리 정보가 체계적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인문 정보의 경우 같은 정보는 같은 기호로 표시하는 범례도 사용하였다. 즉 고을의 읍치와 감영·병영·수영·찰방역, 군사시설인 진보(鎭堡)[조선시대 때 변경이나 군사 요충지에 설치한 진영과 보루]·봉수, 세곡을 저장한 창고, 성곽 등은 전국 공통으로 표시하였다. 읍치의 위치는 적색의 원으로 표시하였으며, 읍치를 중심으로 이웃 고을과 연결되는 주 도로망이 적색 실선으로 그려져 있다. 감영·병영·수영 등은 겹선의 사각형으로 표현하였고, 일부 감영의 경우 청색으로 칠하고 여장(女墻)[성벽 위에서 방어와 공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낮게 쌓은 담] 표현도 하였다. 진보는 ‘◇’, 찰방역은 읍치보다 작은 적색 원으로 각각 표현하였다. 창고는 건물 모양, 봉수는 적색의 불꽃 모습으로 각각 표시하였다. 인문 정보에서 표현 방식이 모든 고을에서 이와 같이 동일한 것은 중앙에서 일정한 원칙에 의하여 편집되고 제작되었음을 보여 준다.

『조선지도』는 2008년 12월 22일 보물 제1587호로 지정되었고,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소장중이다.

[형태]

한 면의 크기는 49.8×38.5㎝이다. 위치·거리·방향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하기 위하여 동일한 축척의 20리 방안(方眼)[모눈] 위에 그렸다.

[구성/내용]

『조선지도』 「문의」는 남면 성현(城峴)과 홍치(弘峙) 간 통행로 상의 옥녀봉을 월굴봉(月屈峰)으로 표기하였다.

『조선지도』가 제작된 이후 방안식 지도(方眼式 地圖)[가로와 세로로 일정한 간격의 직선을 긋는 방식으로 제작한 지도]는 지방관에게도 지역의 영역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였으며, 조선 후기 대축척 지도 제작에 큰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현도면과 일도면(一道面) 부분에는 신탄진 나루에 노봉서원(魯峰書院)이 협곡 중심에 자리 잡은 것처럼 선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회덕 부근의 향교와 아사는 계족산 주맥의 명당풍수에 자리 잡고 있는 점을 강조하였다.

『조선지도』 「공주」는 백제 때는 웅천, 신라 때는 웅천주(熊川州) 웅주, 고려 때는 공주목 관할로 삼남지방에서 개경으로 가는 길에 정안골을 지나게 되어 조선초에 광정역(廣程驛)이 생기고 행인의 편리를 도와주는 궁원(弓院)도 설치되었다.

1790년 대에는 공주목 정안면으로 불리었고, 궁원리(弓院里)에 소재지를 두었다. 1914년 정안면(正安面)은 요당면(要堂面) 일부와 통합하였다. 『조선지도』 제작 당시 공주의 정안면 일대 『조선지도』에는 요당면이 의랑면(儀郞面)으로 표기되어 있다.

현 대전 산내가 강역에 포함된 4.2㎝ 눈금선에 군현의 크기를 반영하여 제작한 조선팔도 지도 중 충청도 공주 부분에는 충청도 감영이 1599년(선조 31) 이래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붉은색 네모 칸에 읍치 표시가 되어 있고, 그 위 공산성이 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선지도』 「청주」는 충청병영을 중심에 두고 상당산성과 명당 풍수를 이루고 있으며, 대교천(大橋川)의 지명이 감싸고 있다.

읍성의 해자(垓子)[성 주위에 둘러 판 못] 역할을 하는 무심천은 『조선지도(충청도 제6첩)』에는 대교천(大橋川)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18세기에 제작된 옛 지도인 『호서전도』에는 무심천, 『해동지도』에도 봉림수 옆에 무심천으로 표기되어 있다. 대교천의 지명은 ‘큰다리’가 놓여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무심천 외에도 심수(沁水), 심천(沁川) 등의 여러 명칭이 있다.

『조선지도』 「천안」은 산천을 보면 천안 동북쪽에서 남쪽으로 한복판을 가로질러 차령산맥이 있다. 차령산맥은 충청북도와 경기도의 경계를 이루다가 충청남도의 가운데를 거쳐 비인만에 이른다.

충청남도에서는 너비가 약 50㎞로 넓어지지만 고도는 높지 않아 잔구성 산지를 이룬다. 이 지역은 공주와 천안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문화권의 중심지였다.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부근의 분수령을 지나 고도가 약간 높아져 청양군과 보령군에서 가장 높아지다가 해안으로 이어진다. 전의 대서면(大西面)에 있는 하천은 아산만의 삽교호로 흘러 들어가는 곡교천의 최상류로, 금강과의 분수치에 해당하는 덕고개이다.

한편 이곳의 분수치를 넘는 강이 금강이다. 세종특별자치시 합강정에서 미호천을 합류하면서 남서 방향으로 지질구조선을 따라 흐르다가 강경에서 남서로 흐르면서 서해로 유입한다. 실제로는 읍치와 청주 간 경계선 안쪽 지점에 운주산이 있다.

다음으로 지도 왼쪽의 청주계(淸州界)라고 쓰인 부분에는 청주의 월경지인 덕평면(德坪面)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 초기부터 폐지와 존속 여부로 논란이 많던 지역으로, 특수한 지역에 해당된다.

[의의와 평가]

『조선지도』가 『팔도군현지도』, 『여지도』 등 다른 방안식 지도와 유사한 것을 볼 때 『조선지도』가 모사·제작되면서 지리정보의 사회 보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선지도』가 제작된 이후 방안식 지도는 일반에게도 지역 영역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였으며, 조선 후기 대축척 지도 제작에 큰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