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636년 12월부터 1640년 8월까지 남평조씨 조애중이 기록한 한글 필사본 일기.

[개설]

남평조씨 병자일기는 남이웅의 처 남평조씨 조애중(曺愛重)[1574~1645]이 1636년(인조 14) 12월부터 1640년(인조 18) 8월까지 4년여 간 쓴 한글 필사본 일기로, 겉표지에 ‘숭정병자일기(崇禎丙子日記)’라고 되어 있지만 세간에 ‘병자일기’로 알려진 이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 현재 국립공주박물관에 기탁되어 있다.

[저자]

저자 남평조씨 조애중은 인조 때 좌의정을 지낸 남이웅(南以雄)의 부인이다. 아버지는 현감을 지낸 조경남(曺慶男)이고 어머니는 남원윤씨 윤강원(尹剛元)의 넷째 딸이다.

[편찬/간행 경위]

남이웅의 부인 조애중은 1636년 12월 병자호란이 벌어져 급히 피란을 떠나게 되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그 후 고통스러운 피란길을 매일 기록하고, 전란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와서도 살아가는 일상을 거의 빠짐없이 일기로 남겼다.

현전하는 일기는 1책으로 엮어져 있으나 4책을 하나로 묶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의령남씨 집안에 대대로 전해지다가 1989년 충남향토연구회 회원 김영한에 의하여 세상에 공개되었다.

[형태/서지]

남평조씨 병자일기는 한글 해서체로 쓴 필사본으로, 표지 1매 내지 72매[144면]로 이루어져 선장(線裝)[인쇄된 면이 밖으로 나오도록 책장의 가운데를 접고 책의 등 부분을 끈으로 튼튼하게 묶는 책 장정 방법]한 것이다.

일부 떨어져 나간 부분이 있는 듯하며, 전체 기록의 중간 부분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구성/내용]

4년간의 일기는 거의 끊임없이 이어진다. 급히 피란하던 때와 한양으로 돌아온 직후의 1주일, 중병으로 앓았던 며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기록을 남겼다. 피란 기간 약 18개월, 귀환 후의 생활 27개월로 나뉜다.

피란기에는 경기도 화성·진위·평택, 충청도 신창·당진·서산·홍성·죽도·대흥·청양, 전라도 여산, 다시 충청도 유성·청안·충주 등지에 머물렀다.

한겨울에도 밤새 길을 걷고, 서로 길이 엇갈려서 가족과 종을 찾아 헤매기도 하였다. 적군이 온다는 소식에 겁에 질려 지냈으며, 무인도에서 생활하기도 하였다. 전쟁 직후에는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기록하였다.

고을에 귀신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고, 도적이 들끓어 재산을 모조리 도둑맞은 일도 있었다. 그러나 점차 안정을 찾아가 일상적으로 손님을 접대하거나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농사와 질병을 걱정하며 먼저 죽은 자식과 며느리를 그리워하였다.

고위 관료인 남편을 통하여 듣고 쓴 일기 내용은 『인조실록』 등과 비교하면 정확하게 일치하기도 하다. 꿈 이야기와 해몽에 관한 내용도 자주 등장하며, 남편과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의의와 평가]

남평조씨 병자일기와 비슷한 시기의 한글 일기로는 병자호란 중 남한산성이 포위된 후 50여 일 간을 기록한 산성일기가 있고 궁중비사를 담은 계축일기가 있지만 이들은 특정한 정치적 사건을 주변에서 지켜본 궁녀의 기록이며, 작자가 명확하지 않다.

이에 비하여 병자일기는 신분이 분명한 사가의 부녀자가 병자호란이라는 정치적 사건과 함께 일상생활의 잡다한 일들을 4년간 기록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2012년 12월 31일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