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옥 어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329
한자 家屋語彙
영어공식명칭 Home Vocabulary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성경

[정의]

전라남도 해남군에 사는 토박이가 전통적으로 사용하였던 가옥과 관련된 말.

[개설]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사용하는 가옥 어휘를 건물, 마당, 마을과 관련된 어휘로 나누어 기술한다. ‘[ ]’ 안의 표기는 표준어이고, ‘[ ]’ 왼쪽에는 해남 지역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한글 맞춤법 방식으로 적는다.

[건물 관련 어휘]

1. 지붕 관련 어휘

우리가 사는 집의 모양이나 구조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반도 남부 지방은 대체로 일자 모양의 구조를 갖는다. ‘지붕’은 살림의 규모에 따라 ‘기와’를 얹는 ‘기와지붕’과 ‘집[짚]’을 얹는 ‘초가지붕’으로 나뉜다.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인 ‘용마루’는 초가지붕이든 기와지붕이든 해남 지역에서는 모두 ‘용마루’, ‘용머리’라고 부른다. 표준어에서는 초가지붕의 ‘용마름’을 구별하는데, 해남에서는 구별하지 않는다.

지붕 바로 아래 연결된 ‘서까래’와 ‘추녀’, ‘처마’는 각각 ‘세끌’, ‘춘세’, ‘치마’라고 한다. 초가지붕에 ‘비나 눈이 오면 물이 떨어지는 처마 끝’을 표준어로 ‘기스락’이라 하는데, 해남 지역어는 ‘지시럭’, ‘지시렁’이다. 기스락에서 떨어지는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인 ‘기스락물’은 그대로 ‘지시렁물’에 대응한다. 여름이 되면 ‘지시렁’에서 누렇게 썩은 물이 떨어진다. 그래서 가을걷이가 끝나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하여 남자는 ‘볏집[볏짚]’을 엮어 ‘이엉’을 엮는 일을 한다. 이것을 ‘마람 엮은다’라고 한다.

2. 댓돌과 섬돌

‘낙숫물’은 기와지붕이나 초가지붕 할 것 없이 다 적용되는 말인데, 해남 지역에서는 ‘낙수물’로 구현된다. 집 둘레에는 ‘낙수물’이 떨어지는 곳의 안쪽으로 돌려가며 놓은 ‘댓돌’이 있고 마루 밑에는 집채의 앞뒤로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인 ‘섬돌’이 있는데, 해남 지역어에서는 둘의 구분 없이 모두 ‘신방독’이라고 부른다.

3. 마루와 안방

‘신방독’에 신발을 벗고 오르는 장소는 나무로 만든 ‘마루’이다. 해남 지역에서는 ‘토지’, ‘토방’, ‘말리’ 등으로 부른다. 집의 안주인이 거처하는 ‘안방’을 해남에서는 ‘큰방’이라고 부른다. 살림살이를 정리해 두기 위하여 벽을 뚫어 작은 문을 내고 그 안에 물건을 넣어 두게 만든 ‘벽장’이 주로 ‘큰방’에 있었는데, 해남 지역에서는 ‘벼랑빡’이라고 한다.

4. 시렁 관련 어휘

‘벼랑빡’이 방 안의 세간을 정리해 두는 장소라면 ‘시렁’은 방 이외의 장소에 있는 살림을 정리하는 곳이다. 보통 통나무 두세 개를 가로로 길게 늘어놓아서 벽에 붙여 놓았는데, 이불 보퉁이나 옷 보퉁이부터 당장 쓰지 않는 ‘연장[농기구]’까지 모두 올려서 정리할 수 있다. ‘시렁’은 해남 지역어에서도 그대로 ‘시렁’으로 쓰이는데, 부엌에 설치되어 그릇을 정리해 놓는 시렁, 즉 찬장 역할을 하는 시렁은 각별히 ‘살강’이라고 부른다. ‘살강’은 전라도에서 ‘살강’과 ‘사랑’ 두 낱말로 쓴다. ‘시렁’을 지역에 따라 ‘시렁’과 ‘실겅’이라고 하는 것처럼 ‘살강’은 동쪽 지역에서 쓰이고 ‘사랑’은 서해안 가까운 지역에서 쓰인다. ‘ㄱ’의 유무에 따라 달라 보일 뿐이다. 해남 지역에서는 부엌에 설치된 ‘살강’과 그 외 장소의 물건을 정리하는 ‘시렁’으로 구분되어 사용한다. 그러나 해남 지역도 살림 사는 모습이 달라지면서 주로 사용하는 어휘 역시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살강’은 싱크대와 냉장고, ‘시렁’은 ‘선반’으로 대체되고 있다.

5. 그 외 방 관련 어휘

문이나 농을 잠글 때 쓰는 도구인 ‘자물쇠’는 ‘쇠통’, ‘서랍’은 ‘빼달간’이라고 한다. ‘기둥’은 ‘지둥’, ‘주춧돌’은 ‘지춧돌’, ‘굴뚝’은 ‘기뚝’이라고 한다. 방이나 칸살의 옆을 둘러막은 둘레의 벽인 ‘바람벽’은 ‘벽짝’으로 부른다.

[마당 관련 어휘]

1. 담과 대문

‘담’은 해남 지역에서도 그냥 ‘담’이라고도 하지만, 옛날에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 때문에 제대로 된 담을 쌓지 못하는 집이 많았다. 이럴 때는 싸리나무 등을 엮은 ‘울타리’로 집과 집의 경계를 지었다. ‘울타리’는 해남 지역에서도 ‘울타리’라고 부른다. ‘울타리’에는 흔히 ‘사리문[사립문]’이 달린다.

2. 이외의 어휘

마당 옆에는 ‘장깡[장독대]’가 있고 다른 쪽에는 ‘칙간[변소]’, ‘허청[광]’, ‘소마구간[외양간]’ 등이 달려 있다.

[마을 관련 어휘]

1. 이웃

표준어 ‘이웃’은 해남 지역어에서 ‘윳’으로 실현된다. ‘윳이 좋다’, ‘윳에 간다’라고 쓰인다.

2. ‘우물’과 ‘샘’

‘투레박[두레박]’을 놓고 물을 길어 먹는 ‘우물’은 ‘샘’이라고 부른다. 물을 뜨는 데 사용하는 ‘바가지’는 ‘쪼빡’이라고 한다.

[의의와 평가]

해남 지역어는 전라남도의 서부 방언에 속하는데, 가옥 어휘 역시 전라남도의 다른 지역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는 ‘담’이나 ‘벽’을 이르는 ‘베랑빡’이 해남 지역에서는 ‘벽장’의 의미로 쓰이고 ‘방이나 칸살의 옆을 둘러막은 둘레의 벽’인 ‘바람벽’을 ‘벽짝’으로 부른다는 점이 특이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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