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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A010104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구산동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경수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165-15번지에는 1982년 11월 11일 진천 제26호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는 내구 경로당 맞은편에 있는데, 그 나이가 300여 년이 넘었다고 한다. 정식 명칭이 구곡리 보호수인 이 느티나무는 높이가 18m, 둘레가 1.5m 정도 된다.

구산동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상태가 양호하여 한여름이면 마음껏 푸름을 자랑하며 그늘을 만들어 주는 느티나무 옆에 정자를 지어 쉼터로 이용하고 있다. 이 정자는 1994년 9월에 지어진 뒤 ‘구산정(龜山亭)’이라 이름 지어졌다.

[130년 된 푸르른 느티나무]

구산정을 지나 농다리 가는 방향으로 250m 정도를 가면 농다리전시관 맞은편에 앞서 보았던 구곡리 보호수보다 조금 작은 또 하나의 느티나무가 서 있는 게 보인다. 나무 밑에는 동네 주민들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대리석으로 휴식처를 만들어 놨다.

중리 느티나무에는 굵게 뻗은 가지에 그네도 매달아 놓아서 그네뛰기도 할 수 있다. 이 그네는 마을 주민들 중 손재주가 좋다고 소문난 임기용 할아버지가 손수 매었으며,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라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임준호 할아버지 등이 계속해서 보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마을을 찾아오는 아이들, 어른들 할 거 없이 꼭 한 번씩은 그네를 타면서 즐거워하는데, 그게 또 마을 어른들의 즐거움이란다.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느티나무에 대한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나무의 수령이 궁금해서 물었더니 할아버지 한 분이 입을 열었다.

“이 양반이 지금 신사생이여, 백 살 하고도 29년을 살았어.”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이 느티나무는 지금으로부터 129년 전에 심은 것인데, 나무 씨를 곧바로 심은 게 아니고 작대기만한 느티나무 모종을 가지고 와서 심었다고 한다.

[어이쿠, 잘한다! 100년 동안 들려왔던 대장간 소리]

누가 느티나무를 심었냐고 물었더니, 느티나무가 있는 자리 뒤편에서 대장간을 하던 사람이 심었다고 말한다. 대장간 이야기에 흥미가 생겨서 할아버지들에게 대장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요기가 대장간인데, 철을 만들고 소가 신을 신도 만들었지. 왜냐하면 여기가 자갈밭이라 소가 신을 신어야 했거든, 그래서 소 신을 만들려고 대장간 옆에 있는 이 느티나무에 소를 붙들어 맸는데, 소가 자꾸 나무에 얼굴을 부비니까, 나무가 망가지잖아, 그래서 소가 나무를 망가뜨리게 하지 않으려고 까시 난 걸 느티나무에 둘러쌌다고도 해.”

할아버지들은 대장간 이야기를 해 주며 망치로 쇠 모양을 다듬는 흉내를 내며, 어린 시절 보았던 대장간 모습을 회상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신명이 나는지, 보는 사람의 어깨가 절로 들썩여질 정도였다.

대장간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그리고 언제 문을 닫았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6·25동란이 일어나고 대장간이 없어졌어.”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할아버지 한 분이 그 말씀 끝에, 아마도 대장간이 100년 정도 문을 열었을 거라고 대답해 준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할아버지들의 기억에 전쟁이 시작되면서 대장간 문이 닫혔다는 것이다.

[정보제공]

  • •  신중희(남, 1925년생, 구곡리 구산동마을 주민)
  • •  임준호(남, 1935년생, 구곡리 구산동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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