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숙자 할머니께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5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낸 것이라고 대답했다. 시골에서 살면서 다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모두 대학에 보냈다면 그야말로 많은 희생과 고통이 필요했을 것이다. 할머니는 5남매가 하다못해 9급 공무원이라도 해야 먹고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말도 못해. 우리는 또 원래...
-
최인환 할아버지는 삼덕리 3구 상덕마을 지금의 집에서 태어나 군대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여지껏 마을을 떠나 본 적이 없다. 올해 80세라는 할아버지는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 빼고는 아주 정정한 모습인데, 삼덕리에 사는 할아버지 친구들은 다 죽고 혼자 남아 있단다. 할아버지는 스무 살 때 칠성부대 7사단 8연대로 들어갔다. 그때는 이미 6·25전쟁이 난 후였으나 전선...
-
삼덕리 상덕마을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널따란 덕문이들에서 생산되는 생거진천쌀이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상덕마을 사람들이 입만 열면 자랑하는 것이 또 있다. 마을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가꾼 꽃길과 매실나무 심어 놓은 길이다. 우리가 2009년 여름 상덕마을을 찾아갔을 때, 다른 마을과는 다르게 유난히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봄부터 여...
-
덕문이들에서 하덕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 끝 쪽에 문강도예가 자리 잡고 있다. 문강도예가 자리 잡은 곳은 원래 신덕초등학교가 있던 곳이다. 신덕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학교 건물은 청소년들의 우범 지역, 쉽게 말해 아지트가 되었다. 유리창이 전부 깨져 있고 학생들이 담배와 본드, 가스 등을 흡입하여 남은 잔재와 흔적들이 많았다. 1996년 문강도예...
-
문강도예 캠프는 이성기 씨 가족이 힘을 합쳐 운영하는 곳이다. 캠프에서 하는 체험 중 비누 만들기와 염색 등은 이성기 씨 딸이 권위자라고 한다. 천연 염색의 경우 진천군에 의뢰하여 함께 하는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딸의 순발력을 못 따라간다고 이성기 씨가 멋쩍게 웃는다. 문강도예는 1996년 폐교된 신덕초등학교를 빌려서 문을 열었다. 벌써 14년째 운...
-
어느 시골 마을이나 노인 어른들을 위해 이장을 비롯하여 부녀회나 청년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 봉사를 한다. 삼덕리 상덕마을도 다른 시골 마을처럼 어른들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고 한다. 상덕마을에서는 주로 어른들을 위해 청년층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에 대해 마을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요즘 어느 시골마을이나 그렇듯 젊은 층의 나이가 40대에서 60대까지 정도를 칭...
-
삼덕리 3구 상덕마을 이장은 이춘자 씨다. 이춘자 이장은 인근 진천읍 초평면에서 상덕마을로 시집을 온 뒤 한 번도 상덕마을을 떠나지 않은 고향 지킴이다. 그녀는 여성 이장 특유의 꼼꼼함과 섬세함, 무엇보다 남다른 의지와 열정으로 며느리처럼, 때로는 딸처럼 주민과 행정 기관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고령...
-
삼덕리 하덕마을 김상근 할아버지 댁을 찾아간 날, 할아버지의 부인인 조숙자 할머니가 대문 앞에서 콩을 털고 있었다. 흔히들 부부는 살아가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희로애락을 같이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옛 어른들은 말한다. 조숙자 할머니와 김상근 할아버지를 본 첫인상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남매로 느낄 만큼 상당히 많이 닮았...
-
이성기 씨는 어릴 때부터 도자기로 구슬치기를 할 정도로 도자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여주에서 태어났다. 도자기 공예를 하게 된 것은 30년 전부터이고, 문강도예를 설립한 것은 약 20여 년 전이다. 원래부터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진천에서 근무하고 있던 한 교육장과 인연이 되어 경치도 좋고 다른 지역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진천군에 자리...
-
문강도예에서는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직접 농사를 짓게 함으로써 자연과 가까워지고, 농부들의 노고를 이해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파괴되어 가는 우리 주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강도예 캠프에서 운영하는 천연 염색 체험은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는 데 의미...
-
최인환 할아버지는 1951년 군대에 입대했고, 이후 전투에 참여했다가 다리에 총알을 맞았다고 한다. “나는 인저 전방으로 전투를 하러 갔었어. 거기서 싸우는데 무지하게 북쪽에서 폭격허더라구. 그때 하여간 폭탄이 무지 날라 왔었어. 그때 부상 당했던겨. 이 다리가. 그때 거기서 바로 대구병원으로 후송됐지.” 한번 전투가 시작되면 사망하는 군인들과 부상을 당하는 군인들이 속...
-
삼덕리 하덕마을에서 노인회장을 18년이나 역임했다는 김상근 할아버지는 88세지만 매우 정정한 모습이었다. 할아버지는 노인회장을 하기 전에는 이장도 오랫동안 했다면서 이장을 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와 애로 사항을 들려주었다. 지금은 마을 이장들도 일정한 봉급을 받고 있지만, 할아버지가 이장을 맡아 보던 시절에는 그런 제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는 이장 봉급도 없어....
-
삼덕리 상덕마을 사람들은 농번기가 아니더라도 일손을 놓는 일이 거의 없다. 나이 든 분들도 관에서 주관하는 일일 근로 사업에 나가 적은 돈이라도 꼭 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떤 분은 마을 뒤켠에 있는 하우스 시설 단지에서 딸기와 머위 그리고 부추 재배 등의 일손을 도와 하루 일당을 받아 오기도 한다. 주민들은 개인당 열서너 마지기의 쌀농사를 짓고 있는데, 요즘은 장정...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를 구성하는 마을 중 상덕마을은 단연 화합이 잘 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2009년을 마무리하는 대동계가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상덕노인회관으로 찾아가 보았다. 지숙현 할머니가 마을 사람들의 화합을 다지는 대동계와 연반계에 대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지숙현 할머니 남편인 이상일 할아버지도 옆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