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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C020302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 1구 하덕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호

생거진천쌀은 맑은 물과 기름진 점질의 황토 흙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여, 이 쌀로 밥을 지으면 윤기와 찰기가 있어 밥맛이 일품이다. 진천군의 여러 마을 중에서도 쌀이 더욱 좋다는 삼덕리 하덕마을에 가서 쌀이 좋은 이유에 대해 들어 보았다.

[밥만 먹어도 알 수 있어요]

삼덕리에서 나오는 쌀은 다른 쌀과 뭐가 다른가요?”라는 물음에 마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우리는 밥만 먹어 봐도 알 수 있어요.”이다. 똑같이 농사를 지어도 땅이 다르고 벼를 말리는 방식 등이 다르면 밥맛이 모두 제각각이라고 한다. 만약에 2시간 동안 벼를 말려야 하는데 1시간 50분만 말리면 밥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 서서히 수분을 빼야 하는데 확 빼 버리면 밥맛이 나빠져 질이 떨어지는 쌀이 된다고 한다. 하덕마을 정미소 사장은 벼 상태만 봐도 밥맛이 좋을지 나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쌀을 구입할 때 밥맛 좋은 쌀을 달라고 해야 해요. 좋은 쌀을 달라고 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겉만 뻔지르르한 쌀을 가져가면 뭐해요. 맛이 좋아야 좋은 쌀이라고 할 수 있지.”

[손이 많이 가는 쌀농사]

조래윤 하덕마을 이장은 아무리 좋은 쌀도 농사를 지은 다음에 관리를 잘해 줘야 좋은 밥맛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토양을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학 비료를 조금 덜 주고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친환경 농법은 손이 상당히 많이 간다. 친환경 농법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친환경 농산물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잘못하면 논을 피밭으로 만들어 놓을 수가 있다고 한다. 피밭이 된다는 것은 잡초가 많다는 것으로, 이 피가 한 번 나기 시작하면 그 해 농사는 끝이다. 제초제라는 것으로 해결은 할 수 있지만 제초제는 억제 효과만 있을 뿐, 완전하게 죽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시골 사람치고 농약 중독 안 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덕문리에서는 제초제를 뿌릴 때도, 냄새가 얼굴로 날아온다 싶으면 그만둔다. 특히 바람이 부는 날 제초제를 뿌리면 더욱 심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제초제를 준다.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농업]

덕문이들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삼덕리 사람들은, 이제 친환경 농법이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믿고 있다. 화학 비료를 줄이는 대신 볏짚과 천연 퇴비를 뿌려 땅 심을 높이고 농약 살포를 억제하는 ‘저농약 농법’을 시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물론 화학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대한 적게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왕 농사짓는 거 좀 더 과학적이고 경제적으로 짓고 싶었어요. 다른 나라는 다 기계가 농사를 짓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사람 손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조래윤 하덕마을 이장의 말처럼 요즘은 농촌도 농기계가 많이 들어와 농부들의 힘을 많이 줄여 주었다고 한다. 하덕마을에는 자동 건조기도 있는데, 몇 퍼센트 정도 말려야 하는지 설정만 해놓으면 기계가 알아서 말리고 자동으로 꺼진단다. 이것이 바로 농사의 기계화와 자동화이다.

경운기가 농기구 역할로 고작이었던 당시, 주위의 우려를 무릅쓰고 대형 트랙터 한 대를 들여 온 사람도 조래윤 이장이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기계화를 통해 인건비와 영농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모험에 가까웠던 그의 ‘기계화 영농’은 농촌이 고령화되고 일손이 부족해질수록 빛을 발했다. 그 후로 조래윤 이장은 이앙기와 콤바인, 건조기, 트럭, 지게차에 이어 논두렁 쌓기 기계까지 도입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밥맛을 결정하는 벼의 온도와 습도를 최적화해 주는 벼 사일로까지 설치하여, 명실상부 벼농사 전 과정에 걸친 기계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저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담보될 수는 없지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조래윤 이장은 세월이 흐를수록 발전하는 쌀 생산법에 농사짓는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보제공]

  • •  조래윤(남, 1952년생, 삼덕리 1구 하덕마을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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