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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C020203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 1구 하덕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호

진천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은 특히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진천읍에서 증평으로 가는 길 옆에 펼쳐진 덕문이들은 경지정리가 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맛과 빛깔이 일품이고 생산량도 많아 진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덕문이들에 자리 잡고 있는 상덕마을에는 현재 45가구 약 9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농사도 짓고 공장에 가서 일도 하면서 한 가족처럼 오순도순 정겹게 살고 있다.

[하늘이 도와줘야 합니다]

진천읍 삼덕리 하덕마을의 덕문이들 쌀이 유난히 좋다는 말을 듣고 하덕마을의 조래윤 이장 댁을 찾아가 쌀이 좋은 이유를 들어 보았다. 조래윤 이장은 덕문이들 쌀이 좋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꼽아 주었다.

무엇보다 기후가 좋아야 한단다. 조래윤 이장은, 기후는 인간이 조절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도 노력을 해야 하지만 자연적으로 비가 적당히 와야 좀 더 나은 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일조량이 없어지면서 적당히 말라야 할 벼들이 제때 제대로 마르지 않아 쌀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2009년의 경우 큰비가 내리지 않고 일조량도 적당해서 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토질도 좋아야 하죠]

밥맛은 뭐니 뭐니 해도 토질이 좌우하며, 논에 공급되는 물도 1급수여야 한다. 오염된 물에서 자란 벼는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서 자란 벼보다 쌀의 품질이 떨어져 밥맛이 나쁘다. 조래윤 이장은 “모래와 자갈에서 자란 쌀로 지은 밥은 억시다.”라고 말했다. 밥이 ‘억세다’라는 말은 밥을 지었을 때 밥알이 차지 않고 따로 논다는 것을 뜻한다. 즉, 숟가락에 밥이 붙지 않을 정도로 물기가 없다는 것인데, 삼덕리에서 생산되는 쌀은 억세지 않고 찰진 밥으로 완성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정미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래윤 이장은, 옛날부터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로 밥을 지으면 밥이 끈기가 없어서 안 먹히는데, 덕문이들에서 생산된 쌀로 밥을 지으면 찰기가 대단했다고 자랑이 늘어졌다.

[맞춤식 비료]

이처럼 덕문이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토질이 좋은 땅에서 자란 쌀이 밥맛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덕문이들의 토질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일까?

조래윤 이장에 따르면, 덕문이들이 지금까지 좋은 토양을 유지하고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각 농부들이 열심히 노력한 것도 있지만 진천군청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진청군청에서 마을의 각 구역마다 토지를 검사하여, 각각의 토지에 맞는 비료를 각 마을에 제공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토양을 거름지게 만들어 좋은 토지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키운 벼 종자를 가지고 다른 곳에 가서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그 곳에서 난 쌀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료도 다르고 기후도 다르고 무엇보다 토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벼농사를 지을 땅에는 진흙이 많이 섞여 있어야 좋다. 모래나 자갈이 많으면 좋은 토지가 아니라고 한다. 특히 중부고속도로를 경계로 양쪽의 냇가 쪽 덕문이들의 토지는 대동소이하다. 조래윤 이장은 중성리와 산척리, 상신리 등 각 마을의 토질에 대해서도 말을 해 주었는데, 산척리와 중성리 들은 들의 위치에 따라 토질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하덕마을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장척마을은 환경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이는 진흙이 많이 섞인데다 굉장히 오래된 토질이기 때문이다. 뚝방 쪽은 저수지가 생긴 이후로 논이 됐기 때문에 토질이 좋지 않다고 한다.

[남들도 밥맛이 다르다고 해요.]

“내가 여기 살면서 이것만 먹기 때문에 잘 몰랐죠. 처갓집이 전라도 광주인데, 거기에서 밥을 먹으면 밥을 못 먹어요. 돌을 씹는 것 같아서.”

조래윤 씨는 진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이 정말 다른 지역 쌀보다 남다르다는 것을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었다.

“어머니가 2004년도에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한 달간 병간호를 해준 제수씨에게 고마운데 줄 것은 없고, 돈을 줘도 받을 사람도 아니지만, 그때 마침 동생이 왔길래 서울로 ‘올라갈 때 이것 좀 줄 테니까 갖다드려라’ 하며 쌀을 줬죠. 쌀이 좋다고 몇 번이나 그러더라구요. 고마워서 하는 소리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쌀 처음 먹어 봤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쌀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밥맛이 제일 좋다고 말할 때 농사짓는 보람을 느낀다는 조래윤 이장은. 겸손하면서도 덕문이들에서 생산되는 쌀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보제공]

  • •  조래윤(남, 1952년생, 삼덕리 1구 하덕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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