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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B030204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용몽리 시장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송수연

[손님을 모시고 오고 파마 요금도 인상 안 해]

이사구 씨와 문금자 씨는 금잔디미장원을 운영하며 두 내외만 단촐하게 살고 있다. 자식들은 장성해서 모두 따로 살고 있다. 5일장의 규모가 나날이 줄어들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젠 손님이 전화하면 가서 차로 데리고 오고, 파마가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 준다.

예전보다야 나아졌지만 시골은 차편이 좋지 않다. 그런데다 나이 많은 분들이 한 번 움직이려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차를 가지고 노인들을 데리고 오고 데려다 주는 것이다.

다른 집은 파마 요금이 많이 인상된 것 같지만 조금자 씨는 남편이 가격을 못 올리게 해서 몇 년째 2만 원만 받고 한다. 손님들도 주로 일흔 살이 넘고, 자신들도 나이가 있는데 이제 앞으로 하면 얼마나 더 하겠느냐면서, 그냥 하던 대로 받자고 해서 그러마고 했단다. 그러다 보니 수입이 별로 안 돼서 미장원 구조 변경도 못하고, 그냥 단골손님이다 보니 손님이 전화를 하면 동네마다 찾아다니면서 데리고 오고 데려다 주는 것으로 서비스를 한다.

하루에 파마 서넛 하면 많이 하고 그 후에는 이사구 씨가 집까지 데려다 준다. 처음에는 화물차를 가지고 손님들을 태워다 줬는데, 노인들이 화물차에 오르다가 낙상이라도 할까 하는 걱정에 중고 승용차를 구입했더니 타고 내리는 데 부자연스럽지 않고 좋다는 것이다.

[나는 인사하면 끝이지만 손님들은 또 걸어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려]

언제부터 손님들을 차로 모셔 오기로 했는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옛날에는 다 걸어 다니셨다고. 그때 파마를 밤 12시까지 30명씩 했어. 손님이 밤 10시, 12시 그렇게 되어야 가셨다고. 그런데 나는 ‘안녕히 가세요.’ 하면 끝이지만 그 양반들은 4㎞ 이상씩 걸어가야 돼.”

그때는 손전등도 없어서 초를 신문지에 감아서 들려서 보냈다. 그 양반들이 집까지 언제 가는지 걱정이 되니 차로 모셔다 드리자고 한 것이다.

손님을 차로 모시니 마음이 정말 편했다고 한다. 돈 벌려고 차량을 운행한다는 생각은 못해봤다는 부부이다. 문금자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그게 소원이었어. 이 양반이 장사한다고 오토바이는 가지고 있어도 밤에는 위험하니까 모셔다 드릴 수도 없고. 그래서 차를 사게 됐는데, 그래도 이 양반이 봉사 정신을 잘 가지셔 가지고 그렇게 한 거야.”

그러자 아저씨는 멋쩍은 듯 “내가 살기 위해서 하는 거지 뭐. 그분들이 계시니까 내가 사는 거 아녀.” 한다.

부부의 얘기를 듣다 보니, 파마 요금을 올리지 않는 것도 할머니들이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서인 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렸을 때부터 어렵게 살다 보니 돈 한 푼이 생활 속에서 얼마나 아쉬운지 알기에 힘들더라도 올리지 않는다고 두 내외가 말을 이었다.

머리를 하고 있던 한 할머니가, “이 집 부부는 머리를 하는 게 아니라 봉사를 하는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두 내외는 봉사라고 하기에는 좀 모순이지 않느냐고 하면서, “내가 살기 위해서 일하고, 노인들을 위해서 물질적 혜택은 못 드리지만 손발이 되어 드리고 그렇게 사는 것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할 뿐이었다.

[정보제공]

  • •  이사구(남, 1934년생, 금잔디미장원 운영)
  • •  문금자(여, 1942년생, 금잔디미장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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