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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A030202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구산동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윤정아

언제나 따뜻한 웃음으로 우리를 반겨 주시는 임기용 할아버지는 구산동마을에서 손재주가 좋기로 유명하다. 중리 느티나무 그네도 임기용 할아버지가 만든 것이다. 직사각형으로 나무 판을 깎고 끈이 들어가도록 가운데를 오목하게 판 그네는 튼튼하고 정교하기까지 한데, 그 그네를 보면 할아버지의 손재주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할아버지는 공예품을 만드는 데 왕골을 사용한다. 왕골로 만든 공예품들은 벌레가 생기지 않아 깨끗하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할아버지가 만드는 물건의 주재료인 왕골은 할아버지 댁 앞 왕골 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왕골은 원래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없었다. 이에 진천군 농촌지도소에서 강화도의 왕골을 구산동마을에 장려시켜 할아버지들이 자리나 망태기 등을 만들 때 쉽게 구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임기용 할아버지가 말해 주었다.

“20년 전에 인천 강화도, 강화도가 왕골 많이 하자너. 지도소에서 장려를 시켰어. 그래서 내가 그걸 보관해 놨었지.”

[멋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수공예품들]

우리는 임기용 할아버지 댁 안으로 들어가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수공예품을 직접 구경해 보기로 하였다. 우리의 부탁으로 할아버지는 그 동안 만드신 것들을 창고에서 꺼내 왔다. 망태기와 둥구먹뿐만 아니라 가방, 호리병 모양의 통, 전시용으로 만든 작은 키, 접시, 수납함 등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기자기한 수공예품들은 모양만 멋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모두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기까지 하였다.

[그냥 다 눈으로 한 번 보고 해 보게 된겨]

임기용 할아버지가 이렇게 공예품을 만들게 된 것은 특별한 교육이나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한번 보면 금세 물건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 전에는 살기 어렵고 그래서 짚신 같은 거 신고 다녔지, 겨울에 추우면 장화마냥 위로 올라오는 것도 만들어 신구, 내가 짚신 같은 거 얼마나 잘 삼았다구. 그냥 보면 맨드는겨, 남 맹그는 거 보구 옛날에 노인 양반들이 맨드는 거 보고 하는 거지 뭐. 망태기, 둥구먹 같은 것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어, 그냥 다 눈으로 한 번 보고 된겨.”

[농다리축제 때도 인기가 좋아]

농다리축제나 생거진천 화랑제가 열리면 농다리전시관에 할아버지의 수공예품들이 전시되는데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농다리축제 때 전시관 있지. 왜 거다가 이것들 다 가져가서 전시를 해 놔, 그러면 사람들이 잘 맨들었다구 모여들고. 그러면 내가 괜히 왜 기분이 좋지, 허허허.”

임기용 할아버지는 각종 대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얼마 전 10월 7일에 열린 제21회 노인전통공예품 솜씨대회에서도 총 6개의 작품을 출품하여 금상을 수상하였다. “둥구먹, 매판 두 개 하구 둥구먹 한 개, 또 삼태기 하나, 또 뭐냐, 옛날에 씨 뿌리는 데 쓰는 씨오쟁이 두 개, 그렇게 해서 여섯 개 이렇게 전체 금상 받았지.”

이렇게 출품한 작품들은 진천군 복지관에서 시상할 때까지 전시도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할아버지의 수공예품들을 직접 보니, 총 50여 가지 이상의 공예품들 사이에서 임기용 할아버지의 작품이 단연 우수하여 상을 수상한 일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정보제공]

  • •  임기용(남, 1935년생, 구곡리 구산동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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