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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명 소저 유폐와 탈출 이야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701736
한자 萬明小姐幽閉-脫出-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충청북도 진천군
시대 고대/삼국 시대/신라
집필자 한석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인물 설화|혼사 장애 극복담
주요 등장인물 김서현 장군|만명 부인|숙흘종|무력장군
관련지명 만노군
모티프 유형 만명의 혼사장애|만명 부친의 횡포|천지신명의 도움

[정의]

충청북도 진천 지역에서 만명의 혼사장애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만명 소저 유폐와 탈출 이야기」는 만노태수로 임명을 받은 김서현(金舒玄) 장군을 따라가려던 만명(萬明) 부인이 아버지 숙흘종(肅訖宗)의 반대에 부딪쳐 외딴 방에 갇히게 되었으나 천우신조로 탈출하여 김서현 장군과 함께 만노로 떠났고 숙흘종도 두 사람 사이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혼사장애 극복담이다. 만노에 부임한 김서현 장군이 백성을 잘 보살펴 민심이 편안해지자 민요로까지 만들어져 불렸다는 선정담(善政談)이다.

[채록/수집상황]

2004년 진천상산고적회에서 간행한 『진천의 구비문학』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의 사이에서 전쟁이 끊일 날이 없었다. 만노군(萬努郡)은 지금의 진천군으로 신라 조정에서는 이 지역을 차지한 뒤에 태수를 고르고 있던 중이었다. 그중 김서현 장군이 담력이 세고, 용맹이 뛰어나며, 칼을 쓰는 검술이 훌륭했기에 김서현을 만노태수로 임명하기로 결정하였다. 김서현 장군은 만명 부인을 만나 만노태수의 제수를 받았으니 혼자는 갈 수 없고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상의를 하였다. 만명 부인은 결심한 바가 있기에 어떻게든 따라가겠다고 하였다. 만일 이번에 같이 못 가게 되면 언제든지 틈을 타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만명 부인은 즉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 숙흘종에게 만노태수를 따라가기를 청했다. 숙흘종은 깜짝 놀랐다. 자기 딸과 김서현 장군과의 사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숙흘종은 우선 태수를 빨리 도임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가 되는 대로 일찍 떠나도록 명령하였다. 김서현 장군은 나라의 명령이기에 행장을 수습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만명 부인의 생각으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숙흘종은 노여움이 불꽃같이 일어났지만 자기 딸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옥에 가두었을 터이지만 차마 자기 딸을 옥에 가둘 수는 없었다. 숙흘종은 자기 딸을 외딴 방으로 들어가게 하더니 바깥에서 큰 자물통으로 잠그고 말았다.

그리고 장정들을 불러 이르기를, “너희들은 문 앞을 잘 지켜야 한다. 혹시 밤중에 달아날지도 모르니 주의하여라. 또 이러한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가게 되면 너희들은 무거운 벌을 면치 못할 터이니 비밀을 지켜야 하며 모든 일에 조심하여라.”라는 엄중한 분부를 내렸다.

만명 부인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기로 하고 탈출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한밤중이 되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모이더니 대줄기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고 번개가 번득이며 천둥소리가 지축을 흔들었다. 수직군들은 방문 옆으로 비를 피하다가 방문 앞에 떨어지는 벼락으로 혼비백산하여 모두 달아나 버렸다. 만명 부인은 미소를 머금은 채 혼잣말로, “지금이 도망을 가기에 가장 알맞은 때이다. 천지신명께서 우리의 결혼을 지시해 주신 것이다.”라고 하면서 즉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소나기는 가랑비로 바뀌었고 거리는 조용하였다. 모든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궁을 나온 만명 부인은 걸음을 재촉하여 태수 김서현 장군을 찾아갔다. 태수는 왕명에 따라 부임지로 출발은 해야겠고 만명 부인은 만나지 못하여 애만 태우고 있던 중 뜻밖에 만명 부인을 만나게 되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었다. 시각은 자정이 넘었다. 따라서 태수는 즉시 만명 부인과 함께 임지인 만노군을 향해 말을 몰았다. 밤공기를 헤치며 말을 달린 끝에 날이 샐 무렵에 만노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라벌과는 거리가 300여 리나 되었다.

이 무렵 날이 밝자 숙흘종은 딸을 가두어 놓았던 방으로 가 보았다. 문은 활짝 열려 있는데 산산이 부서졌고 딸은 간 곳이 없었다. 깜짝 놀란 숙흘종은 장정들을 불러 사연을 물어 보았다. 장정들의 벼락 이야기를 듣고 난 숙흘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하기를 ‘어찌할 수가 없구나. 모두가 천지신명께서 두 사람이 결합하도록 만드신 조화이구나!’ 하고 그대로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 오직 자기 딸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만노태수가 보잘 것 없는 촌부였다면 끝내 반대했을 터이지만 영웅의 기상이 엿보였기에 그만 두고 만 것이다.

가락국이 신라에 귀속한 뒤에 가락 왕손들은 모두 용맹이 뛰어난 장군이었다. 무력장군(武力將軍)김서현 장군도 그러했다. 그러기에 이 결혼은 성공을 하게 되었다. 혈통을 생명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신라 왕실에서도 이 결혼만은 막을 길이 없었다. 이 이야기는 신라 사회에서 자유 연애결혼으로 유명한 일화로 후세까지 전하고 있다.

만노군은 신라·고구려·백제 등의 국경지대였다. 언제나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아 전답은 황폐하고, 군민들은 도탄에 빠져 어두운 생활만이 계속되어 왔다. 그런데 김서현 태수가 도임한 뒤에는 민심을 편안하게 하고, 자기 직업에 힘쓰도록 권장하여 선정을 베풀었다. 군민들은 크게 감복하여 “임이여 어찌 이리 늦게도 오셨소/ 임이 좀 일찍 오셨던들/ 이 가슴 썩기나 덜 했을 것을/ 그러나 늦게 오신 임이어니/ 가시기나 늦게늦게 가소서.”라는 민요를 불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만명 소저 유폐와 탈출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만명의 혼사장애’, ‘만명 부친의 횡포’, ‘천지신명의 도움’ 등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혼사를 방해하는 사람은 대부분 친족이며, 남녀 상대방의 부모인 경우가 많다. 「만명 소저 유폐와 탈출 이야기」만명 부인이 부친 숙흘종의 반대로 김서현과 결혼하지 못할 뻔 했지만 천우신조로 유폐된 방에서 탈출하여 김서현과 혼인하고 김유신(金庾信)[595~673]을 낳게 되었다는 혼사장애 극복담이자 자유연애 결혼담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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